대학 꼭 가야 하나?
한국이나 미국이나 부모들의 걱정과 관심사는 한결 같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잘 되기만을 바란다. 그리고 자녀들이 잘 되는 것은 학력, 취업과 무관할 수 없다.
그런데 미국에서 학부, 혹은 대학원 이상의 학력을 갖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함께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1년에 수만 달러, 혹은 그 이상의 비용을 지불하고 얻는 학위가 과연 그만한 값어치를 하는지에 대해서는 한 번쯤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자녀, 혹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공부를 더 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하는 자녀들에게 부모는 어떤 충고를 해야 할까? 대학교를 졸업하면 몇 만 달러 이상의 빚을 떠안고, 심지어 취업도 보장이 안 되는데, 대학교나 대학원에 진학하라고 격려해야 할까, 말려야 할까?
우선 미국에서 학력은, 특히 고학력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 노동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0년 사이에 고등학교 졸업장만을 필요로 하는 일자리는 12%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같은 기간 동안 학사 학위를 필요로 하는 일자리는 17%, 석사 학위는 22%, 박사 학위를 필요로 하는 일자리는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미국 사회는 더 높은 학력을 가진 사람을 더 많이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학사 학위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보다 석사 학위 이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평생 동안 평균 72% 더 많은 소득을 올린다. 실업률도 석사 학위 이상 소지자의 실업률은 학사 학위 소지자의 절반 수준이다.
미 노동부 통계의 결론은 간단하다. 더 높은 학력을 갖게 되면 더 많은 돈을 벌고 더 안정적인 직업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더 높은 수준의 학위를 얻기 위해서는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 졸업장과 학위 증서를 얻기 위해서는 빚더미도 떠안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이 되어도, 충분히 빚을 갚을 만큼의 소득을 올리지 못한다면 인생이 고달파질 수밖에 없다.
유에스에이 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절반 가량이 해당 직업에서 요구하는 수준 이상의 학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10년 이상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학 졸업자의 수가 학사 학위를 필요로 하는 일자리 수보다 많기 때문이다. 2010년 기준으로 노동 시장에 나와 있는 대졸자는 4170만명인데 반해 학사 학위를 필요로 하는 일자리는 2860만개에 그쳤다.
1970년에는 단지 1%의 택시 운전사가 대학 졸업자였지만, 2010년에는 15%의 택시 운전사가 대학을 졸업했다. 1970년에는 가게 점원 중 5% 미만이 대학을 졸업했지만, 2010년에는 25%가 학사 학위를 갖고 있다.
대학교를 졸업하면 좋은 직장을 얻게 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다고 100% 보장된 것은 아니다. 수만 달러의 빚을 지고 대학교를 졸업해도 건물 청소부로 일을 할 수도 있다. (건물 청소부의 5%가 대학 졸업장을 갖고 있다.)
세상은 더 빠르게 변하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힘든 입시의 관문을 지나 꿈에 그리던 대학에 입학해도 아름다운 미래는 보장되지 않는다. 그러나 더 높은 학위를 갖고 더 좋은 대학을 나왔을 때, 높은 소득과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들려주어야 할 조언 역시 분명하다. 인생을 길게 보고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어려운 문제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도전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주어야 한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그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사람에게 주어지는 보상도 달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