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에 따른 학점 차별
교수가 대학교에서 학점을 주는 기준은 저마다 다르다. 시험 점수, 숙제, 연구 성과, 수업 참여도 등 여러 요소들을 고려해서 학점을 매긴다.
그런데 학생의 외모가 학점의 기준이 될 수 있을까? 아마 대부분의 교수들은 학생들의 겉모습은 학점의 정당한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미국 경제 연합(American Economic Association) 2016년 연례 보고에서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비슷한 성적의 여학생들의 경우 외모가 뛰어나면 그렇지 않은 여학생들에 비해 높은 학점을 받고 있다. 반면에 남학생은 외모에 따른 학점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여학생들은 교수가 남자이건 여자이건 상관없이 상대적으로 높은 학점을 받고 있다.
외모와 학점에 관한 연구는 덴버 메트로폴리탄 주립대학에서 이루어졌다. 이 곳에서 두 명의 경제학자는 모든 재학생의 증명 사진을 구해 1부터 10까지 외모 등급을 매겼다. 학생들의 외모 등급은 이 대학과 관련이 없는 사람들을 고용하여 호감을 느끼는 순서대로 작성하도록 했다. 그리고 이 대학교에서 이루어지는 168,092개의 수업의 학점과 학생 외모와의 상관 관계를 조사했다. 또한 학생들의 ACT 점수 등 입학 성적을 고려하여 학점을 받기 이전에 학생들의 학업 능력을 파악했다.
연구 결과 여학생의 외모와 학점은 상당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외모의 여대생이 좋은 학점을 받는 경우보다는,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여대생이 낮은 학점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학생들의 외모를 크게 상, 중, 하로 나눈다면, 상에 속하는 여학생들이 학점이 소폭 상승한 반면, 하 그룹에 속한 여학생들은 통계적으로 큰 차이를 보일 만큼 학점이 떨어졌다.
덴버 메트로폴리탄 주립대학 학생들은 대부분 온라인 수업과 오프라인 수업을 모두 듣기 때문에 온라인 수업에서의 학점과 오프라인 수업에서의 학점을 비교할 수 있었다. 온라인 수업의 경우에는 직접 학생과 교수가 대면을 하지 않다 보니 외모에 따른 학점 차이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사람들이 가장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여학생들은 온라인에서 좋은 학점을 받더라도 오프라인에서는 좋은 학점을 받지 못했다.
학점과 외모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에 발표된 외모와 사회적 지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고등학생들은 평균적인 외모, 혹은 호감이 떨어지는 외모를 지닌 고등학생들에 비해 4년제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이 높았다.
덴버 메트로폴리탄 주립대학에서 외모와 학점과의 관계를 연구한 2명의 경제학자 중 한 명인 레이 헤르난데즈-줄리안 박사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연구 결과에 대해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헤르난데즈-줄리안 박사는 연구 결과에 대해 두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며 “교수들이 외모가 뛰어난 학생들에게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학생들이 더 높은 학점을 받는 것일까? 아니면 학업 성적이 똑 같아도 단순히 매력적으로 보이는 학생들에게 더 좋은 학점을 주는 것일까? 아마도 현실적인 대답은 두 가지 상황이 모두 조금씩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정치권에서는 간접적인 인종 차별을 없애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대학교와 같은 곳에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을 없애기 위한 장치들을 마련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관련 기사 링크:
https://www.insidehighered.com/news/2016/01/05/new-study-finds-women-who-are-not-considered-attractive-receive-lower-grad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