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의 역사 (1)

by help posted Feb 1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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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의 역사 (1)

 

연방 정부 폐쇄 사태가 공화당 내부의 보다 골 깊은 갈등을 수면위로 드러내다”  (Shutdown fight reveals deeper splits within GOP,  보스턴 글로브 2013년 9월 30일자)

 

2013년 10월 1일, 미국 연방 정부 멈추다.

 

오바마 행정부의 건강보험 개혁 플랜인 일명“오바마케어”를 둘러싼 민주당과 공화당 간의 정치적 대립이 극단으로 치닫게 되면서 연방정부 일시 폐쇄라고 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먼저 공화당(Republican Party, 혹은 GOP)이 다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하원 (House of Representatives)에서 다음 연도 예산안의 의결 조건으로, 상원의 원안을 수정하고 오바마 케어 관련 지출을 1년 유보한 새 예산안을 상원에 올려보냈다.

 

그러자 민주당 (Democratic Party)이 다수인 상원 (Senate)은 이를 거부하여 하원에서 상정된 새 예산안을 돌려보내면서 원안 그대로의 예산안을 통과할 것을 하원에 촉구했다. 하원이 이를 거부하면서 1일 시작하는 새 회계연도의 예산안이 통과 기한인 지난 달 30일 자정까지 통과되지 못했고, 이에 따라 연방 정부가 부분적으로 폐쇄되고 소방과 치안, 우편 업무와 관련된 몇몇 직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연방 공무원들은 무급 휴가 상태로 업무가 정지되었다.

 

이미 여기 저기서 불편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게다가 만약 양 당이 조만간에 채무 상한 조정안에 합의하지 못하면 미국은 채무불이행 상황에 빠지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해 국가부도 사태에까지 이를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주 재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채무 불이행에 대한 우려스러운 전망만으로도 국가 경제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한다.

  

공화당 온건파의 속사정  

 

현재의 책임 공방 속 확실히 공화당은 판정패했다. 여론 조사 결과 약 1/3 가량의 미국 국민들은 이 사태의 책임이 애초에 건강보험 개혁을 추진한 오바마 대통령에게 있다고 보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절반에 가까운 이들은 공화당의 책임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애초에 2010년 공화당이 하원의 다수 의석을 확보할 때부터 공화당 내 보수파 혹은‘티파티’로 대변되는 공화당 우파의 입장은 하원의 다수 의석을 바탕으로 오바마 케어를 저지하는 데에 총력을 다 하겠다는 것이었다. 오바마 케어 저지에 관한 공화당의 벼랑끝 전술이 지금 목도하는 것처럼 연방정부의 폐쇄 사태와 국가 부도의 위험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여론인 상태에서, 공화당의 내적인 정치적 부담도 적지 않을 것이다. 벌써부터 하원찍고 내년 상원 선거에서 석점하려던 공화당의 야심섞인 계획에는 빨간 불이 들어왔다.

 

시간이 지나면서 공화당의 내홍이 점점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는 듯하다. 가령 메케인 같은 이들은 오바마 케어 저지라고 하는 단 한 가지 목표에 치중하여, 정부 폐쇄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을 지렛대로 삼고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는 태도로 일관하는 티파티 그룹의 전략이 자기 파괴적이라고 비판하기 시작했다. 지난 해 공화당의 대선 후보였던 미트 롬니는 “오바마 케어가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우리 당의 전술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온건파 공화당 의원이자 자칭 블루-칼라 보수주의자인 피터 킹 역시 티파티 공화당 그룹과 선을 긋고 온건파 의원들과 회담을 갖기 시작했다.

 

흥미롭게도 공화당 내부 인사들도 “만약 연방정부 폐쇄 사태의 장기화를 막기 위해 민주당과 공조하여 예산안을 처리할 지의 여부를 무기명 투표를 통해 표결할 경우, 반 수 이상은 그리 판단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도 나온다는 것. 물론 실제 그런 종류의 표결을 진행했을 경우 결과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의 근저에는 사실상 지난 3~4년 간 사실상 외부조직인 티파티의 혹은 당내 소수에 불과한 티파티 멤버로 구분되는 보수파의 어젠더에 밀려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는 공화당 온건파의 정체성에 대한 위기 의식도 감지된다. (어쨌거나 2009년 생겨나기 시작한 나름 ‘풀뿌리 운동’ 티파티와 Grand Old Party인 공화당이 결집하게 된 계기는 오바마식 의료보험 개혁에 대한 전략적인 혹은 이데올로기적인, 때로는 계급적인 반대를 위한 연대가 가능했기때문이다.) 그러니 만약 이번 연방정부 폐쇄 사태의 파국이 심각해질 경우, 공화당은 티파티와 결별하든지 주력상품을 바꾸든지 해야할 상황 아닐까?

 

공화당의 정체성?

 

그래서 질문해볼만한 것이 공화당의 정체성이다. US History 를 듣는 학생들이 첫 학기 중반쯤해서 아주 심각하고도 진지하게 (그리고 꽤 자주) 물어오는 질문이 있다.

 

“선생님, 링컨은 민주당 아니었나요?” 이르 묻는 학생들의 뇌리 속에 공화당은 복지를 위한 증세에 반대하고 마이너리티에 대해 더 차별적인 정당이기때문에 노예 해방의 아버지 링컨이 공화당이었을리는 없다는 생각이 깊이 박혀 있다. 어쨌거나 공화당의 정체성을 이해하려면 공화당이 현재의 모습으로 진화한 역사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다음 칼럼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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