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를 알아야 미국 영토가 보인다 (1)

by help posted Feb 04, 201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9세기를 알아야 미국 영토가 보인다 (1)

 

알래스카 매입: 헐값에 사들인 거대한 냉장고가 터뜨린 대박 


1867년 10월 18일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매입했다. 애초에 러시아인들에게 알래스카의 가치는 고급 모피를 만들 수 있는 “해달”이었다. 그러나 짧은 기간동안 지나친 포획으로 이미 해달은 멸종 직전의 위기에 처했고, 러시아 본토로부터 떨어져있는 알래스카를 관리하는 것도 성가신 일이었다. 한편, 미국은 이 지역에서 영국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당시 국무장관 시워드를 중심으로 1859년경부터 매입 협상을 추진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여론은 시워드가 “쓸모 없는 거대한 냉장고”를 사들인다며, 알래스카 구매 계획에 엄청난 야유를 퍼부었다고 한다. 

텍사스의 두 배 크기에 해당하는 알래스카의 당시 매입가격은 약 7백 20만 달러로, 에이커당 2센트가 채 안되었으니 물가 인상률을 감안하더라도 엄청난 헐값에 사들인 냉장고지만 결과는 대박이었다. 매입 후 약 30년 뒤, 알래스가 영토의 북부에서 금이 발견되면서 미국은 황금의 땅 알래스카에 환호하기 시작했다. 얼마 후 알래스카의 수자원이 지닌 가치도 달리 평가되고, 매입 후 약 한 세기가 지났을때는 석유가 발견되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사실 알래스카가 나중에 대박을 터뜨렸다는 사실과는 별개로, 알래스카 매입을 통해 미국이 “본토” 바깥의 미국 영토를 획득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는. 여기서 질문 하나. 미국은 “원래부터” 캐나다 지역을 제외한 북미지역을 아우르는, 대략 현재의 지도와 비슷한 영토를 가지고 있었을까? 답변하는데 1초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당신은 “미국본토”의 스케일에 관한 암묵적인 오해를 가진 분일 확률이 꽤 높다. 가령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순간부터 미국은 “미국땅”의 주인 아니었을까, 하는 식의 오해인데, 은근히 흔하다. 

19세기, “미국본토”를 미국땅으로 만들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 알래스카 매입 한 세기 전으로 가보면 이른바 식민지시대 (Colonial Period). 영국이 식민지로 건설했던 지역은 매사추세츠 (나중에 메인으로 분리되는 지역 포함), 뉴햄프셔, 로드아일랜드,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필라델피아 메릴랜드, 델라웨어,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조지아의 13개 주다. 독립전쟁을 통해 독립된 국가들의 연합 체계로 존재했던 미국의 전체 영토가 바로 18세기 말까지의 미국 영토에 해당한다. 당시 플로리다 등지와 서부의 대부분의 지역은 멕시코를 식민통치하고 있던 스페인이 관리하고 있었고, 중부지역은 프랑스가 식민지로 삼고 있었다. 중부의 그러나, 미국 독립 후 약 한 세기가 흐른 1890년 운디드 니 대학살 (Wounded Knee Massacre) 무렵에는 하와이와 알래스카를 제외한 “미국본토”는 미국 영토로 확장되어 있었다. 그 한 세기, 미국이 “본토” 내에서 영토를 확장해 가는 과정이 어떤 의미에서보면 19세기의 미국사다. 즉, 미국식의 독특한 제국주의의 “대륙내버전”에 해당하는 팽창주의를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19세기 미국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작업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1803 루이지애나 매입: 미국사 최고의 운 좋았던 거래 


먼저 1803년, 미국정부는 프랑스령 루이지애나 준주를 1500만 달러에 매입한다. 불과 몇년 전 나폴레옹의 프랑스가 스페인으로부터 거의 반 강제적으로 (!) 다시 획득한 지역이었다. 혼란했던 유럽의 상황이 미대륙에서도 재현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서, 당시 대통령이었던 제퍼슨은 뉴올리언즈를 비롯한 북미대륙의 서부 지역이 통째로 프랑스에게 넘어갈 경우 미국에도 상당한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여, 물밑에서 협상을 진행했다. 상식적으로 루이지애나를 포기할 이유가 없었던 프랑스였다. 그러나 북미대륙 정복의 교두보로 정복했던 산토도밍고 섬 (현재의 아이티와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대다수 프랑스군이 황열로 쓰러져버리면서, 나폴레옹은 미대륙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유럽원정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과의 매각 협상에 응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로써 미국은 미시시피 유역을 포함하는 영토를 갖게 되며, 그 서쪽 경계는 로키 산맥에 이름으로서 “미국 영토”의 크기는 종전의 두배가 된다. (계속) 

• U.S. History Key Words


o Thirteen Colonies: 13개 식민지, 영국의 식민지였던 13개주를 지칭한다. 참고로 독립전쟁 (1775~1778)이전이었던 1763년, 영국의 조지 3세는 식민지 이주민들과 네이티브 아메리칸 인디언들과의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 13개 주 서쪽, 즉 애팔래치안 산맥 서쪽의 땅을 개척하거나 구입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였다. 이러한 조처는 식민지인들의 반감을 크게 샀고 독립전쟁의 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 


o 운디드 니 대학살 (Wounded Knee Massacre): 1890년 12월, 운디드 니에서 벌어진 미국 기병대와 인디언 수족 간의 전투.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300명 가량의 수족이 몰살당한 이 사건은 미군과 인디언간의 마지막 전투로 기록되어 있다. 운디드 니 대학살에 대해서는 12월에 다시 자세히 쓸 기회가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