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등학생들은 트랜스젠더 화장실 문제를 어떻게 바라볼까?

by help posted May 2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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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등학생들은 트랜스젠더 화장실 문제를 어떻게 바라볼까?

 

transgender-bathroom1-1024x751.jpg자신의 성별을 바꾼 트랜스젠더 학생은 태어날 때의 성별에 따른 화장실을 써야 할까, 바뀐 성별에 맞는 화장실을 사용해야 할까? 미국 사회 전체가 트랜스젠더 화장실 문제로 시끄럽다.

 

각 주의 공립학교에서 트랜스젠더 학생들의 화장실 문제로 저마다 다른 목소리를 내자 오바마 행정부는 백악관 “지시” 사항으로 트렌스젠더 학생들이 어떤 화장실과 어떤 라커룸을 사용할지는 자신들이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학교에서 트랜스젠더 학생들에게 특정 화장실을 사용하도록 강제하지 말라는 “지시”다.

 

백악관의 지시 사항은 법적 강제력이 없는 일종의 권고다. 그러나 백악관의 지시를 어기면 연방 정부의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것을 학교들은 알고 있다.

 

백악관의 지시 이후 논란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백악관의 지시가 불법적인 월권행위이며 학생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시민 인권을 신장시킨 획기적인 조치라며 열렬히 환영하고 있다.

 

찬반 격론이 치열한 가운데 정작 당사자들인 미국의 고등학생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고등학생들이 트랜스젠더 화장실 문제에 대해 뉴욕타임즈 페이스북에 올린 글들을 모아봤다.

 

올바른 방향

오바마 대통령은 8년 동안의 재임 기간 동안 사회 개혁을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번 일 역시 오바마 대통령의 업적이 추가된 것으로 봐야 한다. 미국은 모든 이가 자유롭고 모두에게 정의로워야 한다는 가치 아래 세워졌다. 트랜스젠더 학생에게 차별적인 대우를 한다면 이미 헌법에 모순되는 일이며, 미국 시민의 행복을 저해하게 된다. 우리는 2016년에 살고 있으며, 종교, 인종, 성별, 성적 취향, 배경에 상관 없이 모든 사람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반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사회에 필요한 일이다.

−Zoe Allen, 16, Dallas

 

학교에 맡겨야

이 문제는 학교의 담당부서와 이사회에서 결정할 문제다. 또한 학교들이 백악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연방 정부의 예산을 삭감해서는 안 된다. 게다가 법을 제정하는 것은 의회의 일이며 행정부의 소관이 아니다.

— Josh Booher, 18, Columbia, Pa.

 

여학생들의 사생활은 지켜져야

1) 각 학군에서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할지는 연방 정부의 소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번 일은 정부의 도를 넘은 월권 행위이며 장차 미래에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된다.

2) 여학생들이 사용하는 탈의실과 화장실을 남자가 여는 것은 여학생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트랜스젠더가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라고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여성들만의 공간에 아무런 제한 없이 남자가 들어올 수 있도록 허락하는 것이다. 만약에 학교에서 성별에 무관한 화장실을 제공하거나 트랜스젠더가 출입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면, 이런 방법이 하나의 해결책이 될 것이다. 남자가 들어올 수 없는 여자들만의 사적인 공간을 없앤다는 것은 아주 나쁜 정책이다.

— Grace Driggers, 17, South Carolina

 

이건 엉망이야

무엇보다 모든 학교들이 따르도록 하는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것은 연방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 아주 솔직하게 말해서, 이번 일은 여성으로서 나를 아주 불쾌하게 만든다. 평등을 위한다는 이런 진보적인 결정은 사실 웃기는 소리일 뿐이다. 동의하던 동의하지 않던 성별은 주어진 것이며, 자신의 성별에 맞는 화장실에 가야 한다. 자기가 원하는 대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 이건 아주 끔찍한 일이야. 그리고 이번 결정이 안전한 환경을 위한 조치라고 하는 모든 사람들, 아주 아주 큰 실수를 하고 있는 거야.

— Abbey Morgan, Parrish, Ala.

 

효과는 그다지

전반적으로 오바마 행정부에 동의하고 트랜스젠더의 인권을 옹호하지만, 이번 결정의 효과에 대해서는 비관적이다. 기존의 방식대로 남성과 여성을 구별하려는 학교들은 계속해서 그렇게 할 것이며, 이런 학교들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 사회와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연방 정부에 아마도 불만을 갖고 있을 것이다. 사실, 행정 직원들이 보수적인 학교라면 아마도 성별을 바꾸는 것 자체를 반대할 것이다. 더 열린 자세를 갖고 있는 혁신적인 학교들은 이미 학생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트랜스젠더 학생들이 적합한 화장실을 사용하도록 조치했기 때문에 연방 정부의 권고가 필요 없다. 전반적으로 이번 결정은 단지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이번 결정에 동의하고 이번 결정의 의의는 트랜스젠더 학생들에게 공식적으로 권한을 줬다는 데에 있다. 이번 결정으로 트랜스젠더 학생들도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

— Jenny Xu, 16, New York

 

숨겨진 진짜 문제

고등학생으로서, 솔직히 나는 누군가 자신의 성별에 맞는 화장실을 쓰던 말던 별로 관심이 없다. 난 이런 문제를 만든 사람은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진짜 중요한 문제들로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멀어지게 하려는 숨은 의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령 아동 빈곤 문제나 정치권에 대한 기업의 과도한 영향력, 소득 불균형 문제들 말이다.

— Andrew Figueiredo, 18, Wichita, Kan.

 

완전 신나

나는 고등학생이고 학교에서 동성애 인권 연합 공동 회장이다. 난 이번 결정이 옳은 방향으로 가는 한 걸음이라고 100% 확신한다. 우리는 이 화장실 문제를 놓고 학교에서 몇 년 동안 계속 싸워왔고 연방 정부 차원에서 이 일이 다루어져 아주 기쁘다. 우리는 이번 결정으로 학교가 성별에 상관 없이 학생들에게 더 안전해지고 더 편안한 교육의 장소가 될 것이라는 사실에 흥분을 감출 수 없다.

— Robbie Goldberg, 16, Framingham, Mass.

 

이건 문제도 아냐

이건 이미 오래 전에 해결되었어야 하는 일이고 적절하게 처리되었다. 난 성별을 바꾼 친구들이 많은데, 보수주의자들은 터무니없이 이런 종류의 법에 반대하기 위한 변명들을 만들어 낼 것이다. 사실 이런 사람들은 트랜스젠더를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도 않고, 보수적인 말만 늘어놓으면서 사회의 변화를 두려워한다. 인종 차별을 철폐하려고 했을 때, 여성들이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허락했을 때 엄청난 반대가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쉽게 잊는다. 그러나 트랜스젠더 학생들이 자신의 성별에 맞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은 사실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사회적 진보에 부합하는 일이다.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결국에는 논란이 잦아들고 사람들은 이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 Christian Mixson, 18, Gulf Shores, A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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